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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칼럼

연합감리교회 한인총회가 시카고 지역에서 지난 주간에 있었습니다. 이스트베이는 완연함 봄날이었지만 시카고 지역의 날씨는 여전히 봄을 시샘하는 듯 눈이 내렸습니다. 총회에서 여러 가지 회무처리도 있었지만 예배와 찬양, 함께하는 교제의 시간이 아름다웠습니다. 부활절 이후에 모였던 이번 총회는 한인목회자와 타인종(Cross Cultural) 목회자, 여성목회자와 차세대를 목회하는 목회자들과 평신도 지도자들, 350명이 모여서 "약속의 땅을 향해 다리를 놓는 사람들(Bridge Building to the Promised Land, together)"이라는 주제 세대, 문화, 교회, 교단을 연결하는 사역의 장이 되었습니다. 이런 모임을 통해서 우리는 서로에게 배우게 됩니다. 특별히 제가 임원으로 섬긴 것 중에 하나는 총회 기간 중에 새롭게 안수 받은 사역자를 축복하는 시간을 갖도록 도운 일과, 은퇴하시는 목회자들의 지난 사역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진 일입니다. 이번 연회에서 은퇴하시는 분 중에 조영진 감독님, 장기옥 목사님, 함정례 목사님, 최희덕 목사님, 권덕규 목사님이 참석하셨습니다. 은퇴를 앞두신 목사님들께서 목회를 돌아보시면서 한 말씀씩 하셨는데 그 중에 조영진 감독님께서 은퇴 소감으로 3가지 감사를 “첫째, 나 같은 사람을 주의 종으로 부르시고 사용하신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둘째, 좋은 교회, 좋은 성도들 만나 주의 일 감당케 하신 일에 감사합니다. 셋째, 때로는 가시가 되어 주어 겸손히 무릎 꿇을 수 있도록 한 가시 같은 사람들에게 감사합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가 본받을 만한 사람을 일러 스승이라 합니다. 예수님은 마태복음에서 사람들에게 '지도자', '아버지', '스승'이라 불리우기를 즐기지 말라 이르셨습니다. 그 이름에 합당한 분은 하나님 한 분 외에는 없다는 것입니다. 스승이라는 이름에 값할 수 있는 사람은 어떤 이일까요? 첫째, 그는 십자가를 거친 사람이어야 합니다. 십자가란 철저한 자기 부정이요 희생입니다. 십자가를 거쳤다는 말은 자기와 싸워 이겼다는 말입니다. 또한 스승은 부활을 경험한 사람입니다. 부활을 경험했다는 말은 자신이 진리 안에 있는 한 죽어도 죽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신한다는 말입니다. 그는 세상이 안겨주는 수모를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바울 사도는 수없이 많은 고난을 당했지만 그리스도를 향한 그의 열정은 조금도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는 교회를 위하여 그리스도의 남은 고난을 자기 몸에 채우는 것이 자기 소망이라고 말했습니다. 죽음으로도 무화시킬 수 없는 참 생명을 간직한 사람이라야 참 스승이라 할 수 있습니다.


송나라 때 한 농부가 밭을 갈고 있는데 구슬이 튀어나왔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관청으로 가져가서 자한(子罕)에게 헌상을 하려고 했지만 자한은 받지 않았습니다. 농부는 그래도 권했습니다. "이것은 저의 보배올습니다. 부디 장관님께서 거두어주십시오." 자한은 대답했습니다. "너희에게는 구슬이 보배가 되겠지만, 나에게는 받지 않는 것이 보배로다."(呂氏春秋, 孟冬紀·異寶) 농부의 보배와 자한의 보배는 서로 달랐습니다. 우리는 어디에 속합니까? 비리를 저질러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는 이들 가운데 기독교인들이 적지 않습니다. 예수의 이름으로 말하면서도 십자가의 원수로 살아가는 이들이 많습니다. 우리는 어떠합니까? 바울 사도는 우리에게 자기 정체성을 분명히 알고 살라고 말합니다. "우리의 시민권은 하늘에 있습니다." 시민권(politeuma)이라는 단어를 하나님 나라의 입장권 정도로 생각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물론 그런 뜻이 전혀 없다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시민권이라는 단어 속에는 '도시'를 뜻하는 '폴리스'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폴리스는 대개 성으로 둘러싸여 요새 구실을 하던 곳이었습니다. 폴리스 안에 살도록 허용된 사람들이 '시민'입니다. 하늘의 시민권이란 그러니까 하늘에 속한 사람이라는 뜻이 되겠습니다. 하지만 바울의 이 용어에 담긴 참 뜻을 알려면 당시 빌립보라는 도시가 로마의 직할 도시였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합니다. 바울이 하늘에 있는 시민권이라는 말을 통해 하고 싶었던 말은 빌립보에 있는 기독교인들이 비록 로마에게 속한 도시에 살고 있지만 그들은 로마 황제가 아닌 하나님께 충성하는 사람들이라는 사실이었습니다. 하늘에 있는 시민권이란 말은 그러니까 탈세계적이고 역사 초월적인 어떤 세계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로마의 통치 질서에 따르기보다는 하나님의 통치를 받아들이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이고, 또 그들이 살아가는 삶의 방식을 이르는 말입니다.


하늘에 속한 사람은 귀가 뚫려서 하늘의 명령을 듣는 사람입니다. 하나님의 마음과 통하는 사람입니다. 하나님의 뜻을 수행하는 것을 자기 소명으로 여기고 사는 사람입니다. 그는 자기의 평안과 안위만 생각하며 살지 않습니다. 제 배만 채우려 하지 않고, 남의 고통을 모른 체 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을 피폐하게 만드는 악한 제도와 질서에 대해서 어떤 방식으로든 저항합니다. 모두가 다 거리와 광장으로 달려 나가 투사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 아닙니다. 각자가 서 있는 삶의 자리에서 하나님의 뜻을 조금씩이나마 수행하면 됩니다. 친절한 말 한 마디, 다정한 눈빛, 섬세한 배려, 따뜻한 환대, 타인의 행복을 바라는 마음만으로도 우리는 세상에 하늘을 끌어오는 투사가 될 수 있습니다. 작은 일을 소홀히 하지 않을 때 큰일도 감당할 수 있습니다. 믿음의 분량대로 하면 됩니다. 마음이 뜨거워진 사람들은 불의와 정면으로 대결할 수도 있습니다. 이 땅에서 '하늘의 시민권자'로 살다 보면 남들에게 이용을 당할 수도 있고, 비난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냥 받아들이십시오. 너무 속상해 하거나 낙심하지 마십시오.


주님은 언제나 우리 삶 가운데 들어오고 계십니다. 매 순간 신뢰와 의탁의 마음으로 주님을 영접하십시오. 그리고 주님이 우리를 변화시키시도록 겸허하게 무릎을 꿇으십시오. 오실 주님은 우리의 비천한 몸을 변화시키셔서, 당신의 영광스러운 몸과 같은 모습이 되게 하실 것입니다. 부활이후, 주님의 은총이 이끄시는 대로 진실의 길로 뚜벅뚜벅 걸어가는 우리가 되기를 축복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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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주 예수로 옷 입으라_2016년 4월 17일 오클랜드한인교회 2016-04-16
» 하늘 시민권_2016년 4월 10일 오클랜드한인교회 2016-04-09
57 거짓 없는 사랑_2016년 4월 3일 오클랜드한인교회 2016-04-02
56 그는 여기 계시지 않습니다_2016년 3월 27일 오클랜드한인교회 2016-03-26
55 종의 노래_2016년 3월 20일 오클랜드한인교회 2016-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