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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칼럼

종교 사회학을 보면, 종교의 사회적인 책임이 있습니다. 감신교수로 은퇴을 한 이원규교수는 “종교현상을 사회학적으로 연구하고 분석하는 학문은 사회학이나 신학의 영역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임을 강조합니다. 다른 이들의 기쁨을 함께 경축하고, 다른 이들의 아픔을 함께 나누는 마음을 우리의 심성 속에, 또 사회 구조 속에 끌어들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다릅니다. ‘예수 믿고 구원받았다’는 말은 넘치지만 구원받은 자의 삶은 찾아보기 어려운 형편이니, 교회가 오늘날 돌팔매를 당하는 것은 어쩌면 사필귀정입니다. 더불어 산다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로마에 있는 그리스도인들이 어떻게 차이를 넘어 일치에 이르러야 하는가는 중요한 문제였습니다. 이 세상에 나와 똑같은 사람은 하나도 없습니다. 하지만 홀로는 살 수 없는지라 사람들은 자기와 비슷한 사람끼리 서로 기대며 살아갑니다. 문제는 자기와 여러모로 다른 사람들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 입니다. 머리를 형형색색으로 염색하고 다니는 사람을 보면 저 사람은 어딘가 나사가 풀린 사람일 거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건 그야말로 편견일 뿐이었습니다. 그들은 살아가는 방식이 나와 다를 뿐입니다. 머리를 물들이고 다니는 사람 가운데도 멋진 사람들이 많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여전히 통합보다는 가름에 익숙합니다. 한국의 국회의원선거를 지켜보았습니다. 또 미국의 대선 과정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특정후보에 대한 반대나 지지의 문제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신자와 비신자, 어른과 아이, 적과 동지, 나와 타자, 선진국과 후진국, 흑과 백, 선과 악, 진보와 보수…. 이런 가름은 반드시 차별을 낳는다는 사실입니다. 차별은 나와 다른 진영에 서 있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에 대한 의구심이나 미움을 낳게 마련입니다. 우리 사회는 지금 상당한 혼란 가운데 있습니다. 좌파니 빨갱이니, 수구니 꼴통이니 하는 말을 사용하는 순간 우리는 서로를 배제와 증오의 대상으로 여기게 됩니다. 기독교인들은 이런 말을 버려야 합니다. 로마 교회 역시 율법을 중시하는 유대계 기독교인들과, 율법에 매이지 않은 비유대계 기독교인들 사이의 갈등이 있었습니다. 비근한 예로 교인들은 정결한 음식과 부정한 음식을 가르는 율법 규정을 지켜야 하는가의 문제를 두고 팽팽한 힘겨루기를 했습니다. 마켓에 가면 유대인들은 유월절(pass over)의 코셔((kosher)라고 구별된 것만 먹도록 파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바울 사도는 음식 규정이 신앙의 본질적인 문제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도 밖에서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사람을 더럽히는 것이 아니라, 안에서 밖으로 나오는 것이 사람을 더럽힌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하지만 어떤 말을 해도 율법이 부정하다고 규정한 음식을 먹을 수 없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몸과 마음에 밴 삶의 습속을 바꾸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음식 규정에서 자유롭지 못한 사람들은 믿음이 약한 사람들이지, 그릇된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가려내고 구별해야 할 것이 많은 사람들일수록 믿음이 얕은 사람들입니다.


바울은 말합니다. “먹는 사람은 먹지 않는 사람을 업신여기지 말고, 먹지 않는 사람은 먹는 사람을 비판하지 마십시오.”(롬14:3) 이렇게 말하는 까닭은 하나님께서는 그 사람도 받아들이셨기 때문입니다. 내 눈에는 차지 않아도 그 또한 주님께는 소중한 사람이라는 말입니다. 주님은 말귀를 알아듣지 못하고 동문서답하기 일쑤인 제자들의 못남을 탓하기 보다는 오래 참는 사랑으로 그들을 돌보아 주셨습니다. 밤새도록 빈 그물질에 지친 제자들을 위해 디베랴 바닷가에 아침 식탁을 차리신 부활하신 주님의 그 마음이야말로 우리가 본받아야 할 마음이 아니겠습니까? 바울 사도는 고린도 교회에 보내는 편지에서 믿음이 약한 형제자매들을 위해서는 자신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여러분에게 있는 이 자유가 약한 사람들에게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조심하십시오…음식이 내 형제를 걸어서 넘어지게 하는 것이라면, 그가 걸려서 넘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 나는 평생 고기를 먹지 않겠습니다.”(고전8:9, 13) 이 선언이 가슴을 찡하게 합니다. 형제자매를 위해서라면 스스로의 자유를 기꺼이 제한하겠다고 말합니다. 주님은 그들을 위해서도 돌아가셨기 때문입니다. 옛 사람은 나의 이익과 나의 편익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주님 안에서 새롭게 빚어진 사람은 ‘그’의 유익을 위해서라면 자신의 자유를 기꺼이 제한하겠다고 말합니다. 이반 일리치는 "나의 존재가 누군가에게 선물이 되지 못하면 나는 온전한 인간에 이르지 못한다"고 말합니다. 다른 이들을 돕는 것이 결국은 진정한 자기를 실현하는 길이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먹는 일과 마시는 일이 아니라, 성령 안에서 누리는 의와 평화와 기쁨”이라는 바울 사도의 말은 경험적 진실입니다. ‘누리다’라는 단어가 참 좋습니다. 그 사전적인 의미는 “(기쁨이나 즐거움 따위를) 마음껏 겪으면서 맛보다”입니다. 세상의 어둠에만 골똘하다보면 의도 평강도 기쁨도 누릴 수 없는 사람이 되기 쉽습니다. 마음이 울적해 질 때 ‘항상 기뻐하라’는 말을 떠올려 보세요. 불평이 생길 때 ‘범사에 감사하라’를 떠올려 보세요. 마음이 안정이 되고 따스해집니다. 안과 검사를 하면서 시선을 바꾸는 일을 여러번 합니다. 신앙 또한 먼 빛의 눈길로 현실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시선을 바꾸면 현실은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하나님의 의를 감사히 여기는 사람, 마음이 고요해져 평화로운 사람, 내면에 기쁨을 품고 사는 사람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사람일 뿐만 아니라, 사람들에게도 인정을 받는 사람입니다. 기쁨의 촉매가 필요합니다. 가르고 나누는 일에 익숙한 세상이지만, 우리는 우정과 환대의 공간을 넓히라는 주님의 초대 앞에 서 있습니다. 우리가 있어 사람들의 거친 마음이 부드러워지고, 내면에 깃든 어둠이 밝음으로 전환될 수 있다면 우리는 잘살고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이루어 놓으신 일을 망치지 말아야 합니다. 어린이 주일에 어린이들을 사랑합니다.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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