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신앙칼럼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월든>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1817년에 태어난 그는 하버드 대학을 졸업한 후 매사추세츠 주에 있는 한적한 월든 호숫가로 들어가 자급 자족하는 삶을 살면서 아주 소중한 글을 많이 남겼습니다. 마하트마 간디의 비폭력 운동도 그에게서 받은 사상적 감화였다고 할 정도로 그는 위대한 사상가이기도 했습니다. {월든}에서 쏘로우는 자기가 가꾸었던 콩밭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콩두둑의 한쪽 끝에는 떡갈나무 관목의 숲이 있어서 그 그늘에서 쉴 수 있었다. 다른 끝에는 검은 딸기밭이 있었는데, 김을 한 차례 매고 돌아올 때마다 푸른색의 딸기들은 한층 더 색깔이 진해져 있었다. 나의 매일의 일과는 풀들을 뽑아버리고 콩대 주위에 새 흙을 덮어주어 격려하며, 이 황색의 흙이 자신의 여름 생각을 쑥이나 개밀이나 피 같은 잡초가 아니라 콩잎으로 나타내도록 설득하며, 그리하여 대지가 '풀!' 하고 외치는 대신 '콩!' 하고 외치도록 만드는 일이었다.”(월든, 185쪽) 그는 일상적인 노동을 즐겼습니다. 콩밭을 일구다가 쉴 수 있는 그늘이 있어서 좋고, 김을 매고 돌아서면 벌써 색깔이 달라지는 딸기를 볼 수 있어서 좋은 것입니다. 쏘로우는 풀을 뽑고 콩대 주위에 흙을 북돋워주는 것을 콩대를 격려하는 것이라 말합니다. 지난 주간에 젊은이교회 청년들의 교제가 목사관에서 있었습니다. 청년들 중에서 좋은 대학과 직장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대학입학이 미루어지고 오랫동안 준비했던 시험이 되지 않아서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청년들도 있었습니다. 저들을 위해서 음식과 사랑을 나누며 그저 한 마디 말과 마음으로 격려하고 북돋워주는 일밖에는 할 수 없었습니다. 마치 흙을 설득해서 콩잎을 내듯이 말입니다.



흙을 설득하고 격려해 아름다운 소출을 내도록 돕는 쏘로우의 모습에서 아름다운 삶의 모델을 봅니다. 흙이 쓸려나가 뿌리가 드러난 식물에 흙을 덮어주고 다독거려 격려하듯이, 삶에 지치고 낙심한 이들을 보듬어 안는 사람들의 모습이야말로 주님이 원하시는 삶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스스로 지쳐 있어서 다른 일을 돌볼 엄두를 내지 못합니다. 항상 해야 할 많은 일에 치여 살아갑니다. 목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연합감리교회의 목회자로서 같은 지역과 연회에 있는 교회의 일을 남몰라 할 때가 있습니다. 우리 속에 남을 위한 여백이 없기 때문입니다. 내 짐이 무거워 비틀거립니다. 그런데 신비한 것은 우리의 존재를 인정해주는 말 한 마디만 들으면 언제 그랬냐 싶게 마음의 시름을 털어내기도 합니다. 어우리는 말 한마디로 천국을 만들기도 하고, 지옥을 만들기도 합니다. 말은 독약이 되어 사람을 해치기도 하고, 해독제가 되어 사람을 살리기도 합니다. 시편 기자는 "내 입의 말과 마음의 묵상이 주의 앞에 열납되기를 원하나이다"(19:14)라고 했습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말들이 주님께 열납되도록 하는 것, 그것이 영성생활의 근본이 아닌가 싶습니다. 자기는 다 잘하고 있는데 잘못되는 것은 다 남 탓이라고 생각하며 살 때가 있습니다. 세상이 각박하다고 불평만 하면서 자기가 세상을 메마르게 하고 있다는 사실은 잊을 때가 있습니다. 자기 발견과 새로운 삶에 대한 눈뜸, 친절한 격려와 감사의 말 한 마디가 귀한 것입니다. 상대방을 찬찬히 바라보면서 그의 좋은 점과 유능한 점을 발견해내고 그것을 잘 표현해 주십시오.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패배주의적인 생각에 젖어 사는 이들이 많습니다. 그런 이들은 자기들이 받은 달란트를 땅에 묻어버리는 사람이 되기 쉽습니다. 칭찬하고 격려하는 것은 따라서 하나님의 일을 돕는 일이기도 합니다.



이번에 선교사, 목회자 영성일기 세미나를 섬기게 됩니다. 사실, 나의 격려가 필요한 사람에게 다가서지 못했고, 낙심한 영혼을 북돋워주기 위해 그의 곁에 머물지 못했습니다. 바빠서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솔직히 말하자면 그것이 나의 마땅한 책임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이 그들을 우리 앞에 보내신 것은, 우리로 하여금 그들을 돌보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이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세상이 각박하다고는 하지만 우리 주변에는 돕는 천사들이 많이 있습니다. 인간적인 존엄성을 잃어버린 채 무너져 내리는 사람들의 버팀목이 되어주려고 애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마존의 숲이 있어 우리가 숨을 쉬고 살듯이 이런 이들이 있어 이 세상은 그래도 유지되고 있습니다. 우리도 이제 이 아름다운 일들에 동참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 얼이 살기 때문입니다. 두 주전에 나눈 말씀입니다. “우리 강한 자가 마땅히 연약한 자의 약점을 담당하고 자기를 기쁘게 하지 아니할 것이라. 우리 각 사람이 이웃을 기쁘게 하되 선을 이루고 덕을 세우도록 할찌니라.” (롬15:1-2)



약한 이의 힘이 되어주는 것, 이웃에게 기쁨을 안겨주는 것은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성도라면 마땅히 그러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24시간 바라보고 주님과 동행하는 행복은 내가 일상적으로 누릴 수 있는 권리를 자발적으로 포기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작지만 이런 일들이 우리 몸에 밸 때 우리는 좀 더 영성적으로 성숙한 사람이 될 것입니다. 바울 사도는 로마에 있는 성도들을 위해 그리스도 예수를 본받아 뜻이 같게 하여 주기를, 그리고 한 마음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되기를 기도했습니다.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일은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받아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심과 같이 성도들이 서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크고자 하는 자는 모든 사람의 종이 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가정의 달, 우리 각자를 돌아보길 원합니다. 우리는 가정에서 살아갈 용기와 희망을 북돋는 사람으로 살아왔습니까? 아니면 그들에게서 그런 소중한 것들을 덜어내고 헐어내고 살아왔습니까? 주님은 바울을 통해 이웃을 기쁘게 하라고 말씀하십니다. 그것이 선을 이루는 길이고 덕을 세우는 길이라고 말입니다. 누군가를 기쁘게 하기 위해 마음 쓸 때, 누군가의 버팀목이 되어 주려고 몸을 낮출 때 주님은 우리에게 더 큰 기쁨을 주시고, 더 큰 버팀목이 되어 우리를 세워 주실 것입니다. 형제와 자매의 필요에 응답할 태세를 갖추고 살 때 우리는 하늘의 신비에 눈뜨게 될 것입니다. 축복합니다. 사랑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1 서로 복돋아 주는 식탁을 차리라!-2017년 5월 21일 오클랜드한인교회 2017-05-21 155
80 부모를 공경하라 자식을 존중하라-2017년 5월 14일 오클랜드한인교회 2017-05-14 528
79 말씀을 따라 살라!-2017년 5월 7일 오클랜드한인교회 2017-05-14 529
78 세상의 소금, 세상의 빛- 2017년 4월 30일 오클랜드한인교회 2017-04-29 961
77 의를 위하여 박해를 받는 사람의 복-2017년 4월 23일 오클랜드한인교회 2017-04-23 989
76 할렐루야! 예수께서 부활하셨습니다_2017년 4월 16일 오클랜드한인교회 2017-04-15 1060
75 살아계신 하나님께 드려지는 합당한 예배_2016년 8월 21일 오클랜드한인교회 2016-08-20 7801
74 본 마음을 찾으라_2016년 8월 14일 오클랜드한인교회 2016-08-13 6678
73 새 술에 취한 사람들_2016년 8월 7일 오클랜드한인교회 2016-08-06 6709
72 넘어진 자에게 부어주시는 은총의 불_2016년 7월 31일 오클랜드한인교회 2016-08-06 6691
71 신령과 진정으로_2016년 7월 24일 오클랜드한인교회 2016-07-23 6756
70 공중의 나는 새를 보아라_2016년 7월17일 오클랜드한인교회 2016-07-16 6648
69 얼싸 안아 주어야 함께 살 수 있는 세상_2016년 7월 10일 오클랜드한인교회 2016-07-09 6877
68 헌신이 있는 곳, 그곳에..._2016년 6월 26일 오클랜드한인교회 2016-06-25 6914
67 관용_2016년 6월 19일 오클랜드한인교회 2016-06-18 7053
66 무너진 기초를 다시 쌓을 때_2016년 6월 12일 오클랜드한인교회 2016-06-11 7138
» 그리스도를 본받아_2016년 5월 29일 오클랜드한인교회 2016-05-28 7207
64 작은 변화가 희망이다_2016년 5월 22일 오클랜드한인교회 2016-05-21 7208
63 서로 받으라_2016년 5월 15일 오클랜드한인교회 2016-05-21 7300
62 하루를 영원처럼_2016년 5월 8일 오클랜드한인교회 2016-05-21 70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