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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칼럼

주님의 이름으로 안부를 전합니다. 연회에서 섬겨주신 평신도대표님들과 사회부를 통해 위안부와 동아시아 평화를 위해 섬겨주신 위원회와 모든 분들, 국내선교사님을 비롯한 모든 분들과 성도들께 감사드립니다. 저는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에 위치한 웨슬리 신학교의 기숙사에 머물고 있습니다. 가까이는 대통령이 취임식을 하는 Washington National Cathedral이 있어 늦은 밤에 방문해 보았습니다. 올챙잇적 생각하지 못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배움이 많이 부족한 제게 이렇게 공부할 기회를 주신 하나님과 성도님들께 감사할 뿐입니다. 그러나 늘 어렵고 곤고한 처지 때를 바라보지 않고 형편이 좀 나졌다고 소박함과 겸손함을 잃어버리기 쉽습니다. 언제나 첫 마음을 생각하며, 교정을 거닐 때마다 한결같기를 소망합니다. 이번 주간, 저명한 학자 Bruce C. Birch로 부터 구약을 배웠습니다. 다윗과 솔로몬에 대해서 깊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다윗은 위대한 왕이었습니다. 누구도 그것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자기 스스로 그 위대함에 도취되는 것입니다. 다윗은 생의 말년에 이르러 신산스러웠던 자기의 생을 돌아본 것 같습니다. 다윗의 생을 수식하는 데는 '파란만장'이란 말만으로는 부족할 지경입니다. 유대광야의 목동에 지나지 않았던 그가 이스라엘의 위대한 임금으로 우뚝 서기까지 그는 정말 많은 일을 겪었습니다. 주마등처럼 눈앞을 스치는 기억의 편린들을 아련하게 떠올리던 그는 문득 자기의 업적을 가시적으로 확인해 보고픈 욕망에 사로잡혔나 봅니다. 그래서 다윗은 요압 장군을 불러 단에서부터 브엘세바에 이르기까지 이스라엘과 유다의 인구를 조사하라고 명합니다. 요압은 그것이 매우 위험한 발상임을 알아차립니다. 인구조사 자체가 위험한 일이어서가 아니라, 안개처럼 피어나 다윗의 마음을 온통 채워버린 위험한 욕망, 명예에 대한 욕망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요압은 조심스럽게 왕에게 진언(進言)을 합니다. 백성이 늘어나거나 줄어드는 것은 모두 하나님께 속한 일이지 왕의 능력이 아니라고 말입니다.


하지만 이미 욕망에 눈이 어두워진 다윗은 말귀를 알아듣지 못합니다. 그는 역정을 내면서 거듭 신속한 인구조사를 명합니다. 다윗의 인구조사, 그것은 하나님께 돌려야 할 영광을 가로채려는 무의식적인 욕망입니다. 사람은 저마다 자기의 공적을 헤아리기 좋아합니다. 페르시아 전쟁이 벌어졌을 때 그리스에 속한 폴리스들은 동맹을 맺어 페르시아와 싸웁니다. 살라미스 해전에서 대승을 거두어 전쟁이 끝나자, 그리스의 장군들은 누구 공이 제일 큰가를 놓고 투표를 했습니다. 그런데 투표에 참여한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 이름을 써넣고, 다음으로 공이 있는 사람으로는 한 결 같이 테미스토클레스의 이름을 적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에게 최고의 영예인 올리브관을 주었다고 합니다. 힘이 있는 사람은 그 힘을 과시해보고 싶어 합니다. 그 힘으로 다른 이들을 굴복시켜보려 합니다. 어제 영국은 브렉시트 국민투표로 유럽으로부터 탈퇴할 것을 선언했습니다. 충격을 받은 사람도 많고 우려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부유한 사람들과 가난한 사람들이 나누어 졌고, 청년들과 장년들, 지역도 나누어 놓았습니다. 세상을 보시는 하나님의 마음이 무엇인가가 문제입니다. 하지만 이익과 욕망에 사로잡힌 영혼은 멈출 줄을 모릅니다. 그러면 어찌 해야 하나요? 결국 갈 데까지 가야겠지요. 요압은 인구조사를 시작한지 9개월 20일 만에 다윗에게 돌아와 이스라엘에는 전쟁에 나갈 수 있는 장정만 팔십만이 있고, 유다에는 오십만 명이 된다고 보고합니다. 대단한 수입니다. 다윗은 스스로 대견하여 흡족해하고 있을 때 자기가 한 일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를 비로소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하나님 앞에 엎드려 용서를 청합니다. 하지만 이미 '때는 늦으리' 입니다.


하나님은 선지자 갓을 보내셔서 당신의 진노하심을 전하게 합니다. 이제 징계는 피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은 다윗에게 세 가지를 놓고 선택하라고 하십니다. 칠년 기근의 벌을 받을 것인가, 석 달 동안 외적에게 쫓길 것인가, 아니면 사흘 동안 전염병이 퍼지게 할 것인가? 다윗은 주님의 자비하심을 바라면서 사흘 전염병을 택합니다. 마침내 전국에 전염병이 돌기 시작하더니 며칠 사이에 칠 만 명이 죽었습니다. 다윗의 자부심의 근거였던 백성들이 그렇게도 속절없이 스러진 것입니다. 그는 자부심의 허망함을 뼈저리게 느꼈을 겁니다. 다윗이 그 순간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하나님 앞에 엎드리는 것 밖에 없습니다. 다윗의 위대함을 여기서 봅니다. 그는 때로 큰 실수를 저지르기도 하지만 자기의 잘못을 시인할 줄 알뿐만 아니라, 거기에 대해서 어떻게든 책임을 지려 합니다. 다윗의 이런 모습을 보면서 자연히 우리의 현실에 눈을 돌리게 됩니다. 우리는 정치인들과 지도자들이 성인처럼 살 것을 기대하지 않습니다. 정책결정에 있어서 완벽하기를 기대하지도 않습니다. 다만 성심껏 나라를 위해 일하고, 그러다가 잘못한 일이 있을 때는 자기 잘못을 정직하게 시인하고 하나님 앞에서, 역사 앞에서, 그리고 국민들 앞에서 용서를 청하는 지도자들을 보고 싶습니다. 아니, 우리들 스스로가 그런 사람들이 되어야 합니다. 하나님은 죽음의 천사가 손을 들어 예루살렘을 치려는 순간 '이제 그만 하면 되었으니 그 손을 거두라'고 하십니다. 이스라엘 전역에 사랑하는 이를 잃은 사람들의 애절한 울음소리가 들려올 때 선지자 갓이 다윗에게 와서 아라우나의 타작마당으로 가서, 거기서 주님께 제단을 쌓으라고 권합니다. 누구 말이라고 거역하겠습니까? 그는 즉시 일어나 아라우나의 타작 마당으로 올라갑니다. 아라우나는 지극한 공경심으로 왕을 맞이합니다. 그는 "그대에게서 이 타작마당을 사서, 주님께 제단을 쌓아서, 백성에게 내리는 재앙을 그치게 하려고 하오" 하는 왕의 말을 듣는 순간, 왕이 원하신다면 모든 것을 다 바치겠노라고 대답합니다. 아라우나는 하나님의 진노를 가라앉히기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무엇이라도 하려고 합니다. 비록 이름 없는 들풀처럼 피었다 지는 인생이라 해도, 자기를 즐거이 바칠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백성을 긍휼히 여기시는 하나님의 사랑과, 다윗의 참회 그리고 아라우나의 헌신이 만난 곳, 바로 그곳에 성전이 세워졌다는 사실은 얼마나 놀라운 일입니까? 남선교회의 헌신예배를 통해 헌신과 각자의 삶의 자리, 바로 그곳이 아라우나의 타작마당이 되어야 합니다. 그곳이 바로 평화와 사랑의 샘터가 되어야 합니다. 축복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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