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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칼럼

“여자의 마음을 갈대와 같다”고 합니다. 아마도 "여자의 마음은 갈대와 같이 항상 변하는 여자의 마음…" 주세페 베르디의 오페라 <<리골레토>>(Rigoletto)의 제3막에서 만토바 공작이 부르는 유명한 아리아 중의 한 대목에서 온 듯합니다. 하지만 이 가사는 그리 적절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변하기 쉬운 게 어디 여자의 마음뿐입니까? 바람에 나부끼는 갈대와 같은 것은 남녀를 떠나서 바로 인간이라는 종의 모습이 아닐까요? 마음은 그리 믿을 만한 게 못됩니다. 마음으로는 하루에도 집을 수 십 채씩 지었다 허뭅니다. 가장 거룩한 성자가 되기도 하고, 천하에 없이 타락한 인간이 되기도 합니다. 아무 일에도 매이지 않은 사람처럼 당당하다가도, 사소한 일에도 전전긍긍합니다. 거대한 바위는 곧잘 넘으면서도 작은 돌뿌리에 걸려 넘어지기도 합니다. 무책임해 보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내 마음 나도 모른다는 말이 어쩌면 가장 정직한 고백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춘기 권사님이 우리 곁을 떠나 하나님의 품으로 돌아 가셨습니다. 임종 예배를 드리면서 권사님의 잔잔한 마무리를 몇 차례 지켜볼 수 있는 기회가 허락되었습니다. 많이 아파하셨습니다. 그러나 권사님의 마지막은 참 평온한 표정이었습니다. 재미있는 조크와 스포츠를 좋아하시던 권사님의 웃는 모습이 남는 것은 당신이 떠나더라도 남겨진 딸은 항상 아빠를 늘 웃기고, 웃던 사람으로 기억할 수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의 얼굴에 떠오른 평온함이 참 좋았습니다. 그런 얼굴은 인생의 독기가 다 빠진 이에게만 허락되는 것이 아닌가 했습니다. 그 얼굴은 우리들이 회복해야 할 천진한 얼굴이었습니다.


하나님의 눈길은 우리 속을 꿰뚫어 보십니다. 우리의 말솜씨에 넘어가시는 법도 없고, 우리가 짓는 불쌍한 표정에도 넘어가시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중심을 보십니다. 환자 심방을 할 때와는 달리 직접 스로로 진료를 받거나 대장 내시경검사를 받으려고 하면 사뭇 다릅니다. 마치 내가 지금까지 살아온 삶에 대한 중간평가를 받는 자리인 것 같았습니다. 자신이 없습니다. 눈에 보이지는 않아도 나의 장기는 내가 살아온 자취를 고스란히 보여줄 것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이것도 부담스러운 데, 하물며 하나님의 눈길은 어떠하겠습니까? 성경에 여호와는 '심장'을 살피신다 하는데, 히브리인들은 심장이 '정서적 감각의 원천'이고, '지성적이고 이성적인 기능'을 관장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심장은 삶의 결단이 일어나는 곳입니다. 그러니까 하나님이 '심장을 살피신다'는 말은 우리의 가장 내밀한 중심을 지배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보신다는 말입니다. 그게 돈인지, 명예인지, 권력인지, 쾌락인지 아니면 하나님인지를 말입니다. 심장에 하나님이 좌정하여 계신지 한번 살펴보세요.


'폐부를 시험하신다' 할 때의 '폐부'는 '콩팥'을 뜻하는 겁니다. 히브리인들에게 '콩팥'은 양심의 소재지입니다. 예레미야 12장 2b절은 악인의 특징을 이렇게 말합니다. "그들의 입은 주께 가까우나 그 마음은 멀다" 여기서 '마음'으로 번역된 것이 바로 '콩팥'입니다. 악인들은 비록 하나님에 대해서 제 아무리 그럴싸하게 그리고 빈번히 말한다 해도, 그들의 내적인 결단에 하나님이 아무런 힘도 발휘하지 못하는 형편이라는 말입니다. 우리 신앙생활이 이 지경이 아닌가 싶습니다.


숨은 턱에 차오르고, 눈에는 핏발이 서고, 얼굴은 일그러지고, 다리는 휘청거리면서 살아온 우리 삶은 과연 무엇을 쫓던 삶입니까? 이제 삶의 주권을 주님께 넘겨드립시다. 그분이 이끄는 대로 살아봅시다. 내 마음대로 살지 말고, 그분의 뜻을 따라 우리를 온전히 바치며 사십시다. 바로 그것이야말로 주님을 성소로 삼는 삶이요, 그분을 소망으로 삼는 삶입니다. 잠언 19장 21절의 말씀이 우리 가슴에 깊이 새겨졌으면 좋겠습니다. "사람의 마음에는 많은 계획이 있어도 오직 여호와의 뜻이 완전히 서리라." 우리 마음을 되찾기 위해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철저히 돌아보고, 하나님이 주신 본래의 깨끗한 마음(淸淨心)을 되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십시오. 돈을 잃는 것은 조금 잃는 것이고, 건강을 잃는 것은 전부를 잃는 것이라는 말을 보았습니다만, 본딧마음을 잃는 것보다 더 큰 손실은 없습니다. 조국 해방을 맞았지만, 전쟁이후 다시 분단의 상황입니다. 평화 통일의 길은 멀기만 합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 나라의 꿈을 우리 속에 심어주시면서, 그 꿈을 이루는 일에 우리를 초대하고 계십니다. 우리는 남북의 교류와 협력이 늘어나고, 군사적 적대 행위가 중단되기를 기도하면서, 우리 속에 있는 분단 의식을 내몰고 평화를 만드는 자로서의 삶을 선택해야 합니다. 상함도 해함도 없는 나라에 대한 주님의 꿈이 우리 본디 마음속에서 그리고 분쟁의 땅인 한반도에서 이루어지기를 소원합니다. 우리의 순간순간이 깨끗한 마음을 되찾아가는 삶의 여정이 되기를 축복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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