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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칼럼

부활절 후 6주를 맞고 있습니다. 우리의 삶의 길을 잘 걷고 있는지 생각할 때가 많습니다. 한국은 미세먼지를 비롯한 환경오염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고 미국은 지구 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를 몸살처럼 앓고 있습니다. 전 세계는 전쟁과 위기 가운데 있습니다. 살다 보면 우리에게 불행이 찾아 올 때가 있습니다. 감정적으로 상처 입을 때도 있고,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슬픔을 맛보거나,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하거나, 거절을 당해 내적인 쓸쓸함에 압도될 때도 있습니다. 어떤 말로도 그들을 위로할 길이 없습니다. 어느 랍비의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그는 오랫동안 바라고 꿈꾸던 일이 어그러지자 큰 상실감이 밀려왔습니다. 그런 상황을 직감적으로 알아차린 한 친구가 그들 부부를 좋은 식당으로 안내했습니다. 그 일에 대해서는 서로 언급을 자제했습니다. 하지만 친구의 따뜻한 마음 하나만으로도 마음은 이미 평화로워졌습니다. 친구가 대접한 음식은 애정 어린 돌봄의 상징이었고, 성찬이었습니다. 유대교에는 ‘북돋는 식사’(meal of replenishment)라는 아름다운 전통이 있습니다. 장례식을 마치고 집에 돌아올 유족들을 위해 친구들이 식탁을 차리는 것입니다. 그들이 대접하는 것은 베이글과 커피만이 아닙니다. 누군가 내 곁에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줌으로 살아갈 새로운 용기를 주는 것입니다. 우리의 사랑하시던 어머니이자 믿음의 친구이고 식구였던 조혜영권사님은 마지막 식탁까지 보고 싶던 성도들과 함께 였습니다. 많이 웃고 사랑하고 섬기던 모습으로 평생의 소원대로 주님품에 안기셨습니다.


이런 아픔이 왜 내게 혹은 왜 그들에게’라는 질문에는 뚜렷한 답이 없습니다. 그 까닭은 알 수 없지만 아픔과 고통을 겪는 이들 곁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분명합니다. 그들을 위해 식탁을 차리는 것입니다. 그 식탁 차림이 모금일 수도 있고, 자원봉사일 수도 있고,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것은 당신들이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일입니다. 홀로는 넘어질 수밖에 없지만 함께라면 일어설 수 있습니다. 믿는다는 것은 주님이 하시고자 하는 일을 위해 우리 자신을 봉헌하는 것입니다. 최근에 조휘광형제와 조혜영권사님을 주님 품에 보내면서 함께 아픔을 함께 해 주시고 식탁을 차려서 위로해 주신 성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조혜영 권사님! 감사했습니다. 사랑합니다.


예수님은 “나더러 ‘주님, 주님’ 하는 사람이라고 해서, 다 하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행하는 사람이라야 들어간다”(마7:21)고 말씀하셨습니다. 믿는다는 것은 예수의 몸이 되는 것입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토라의 백성, 곧 하나님의 말씀을 받은 백성이라는 사실을 무척 자랑스럽게 생각했습니다. 기독교인들은 율법의 가치를 폄하하는 경향이 있지만 율법은 본래 좋은 것입니다. 율법은 사람을 살리고, 자유롭게 하고, 더불어 살게 하기 위해 주신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하지만 예수님 당시의 율법은 오히려 사람을 죽이고, 얽어매고, 갈라놓는 도구로 전락했습니다. 율법 전문가들은 율법 조문을 금과옥조로 여기면서 그 율법 조문을 근거로 사람을 의인과 죄인으로 나누고, 거룩한 것과 속된 것을 나눴습니다. 주님은 하나님께서 율법을 주신 본래의 의도를 누구보다 깊이 통찰하고 계셨습니다. 그래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뜻을 자유롭게 풀어 설명하셨습니다. 그 자유로움이 율법 전문가들에게는 매우 불경하게 보였습니다. 예수는 율법을 도외시하는 사람처럼 보였던 것입니다. 바울 사도는 “문자는 사람을 죽이고 영은 사람을 살립니다”(고후3:6c)라고 말했습니다. 문자에 얽매이는 이들은 문자의 이면을 살피지 못합니다. 예수님은 율법을 폐하러 오신 분이 아닙니다. 주님은 율법 속에 담겨 있는 속뜻을 사람들에게 깨우쳐 주기를 원하셨습니다. 예수님은 계명을 새롭게 해석하십니다. 예수님에게는 남이 없습니다. 인류는 하나님 안에서 한 가족입니다. 주님은 “유대 사람과 이방 사람 사이를 가르는 담을 자기 몸으로 허무셔서, 원수 된 것을 없애시고…이 둘을 자기 안에서 하나의 새 사람으로 만들어서 평화를 이루시고, 원수 된 것을 십자가로 소멸하시고 이 둘을 한 몸으로 만드셔서, 하나님과 화해시키셨습니다.”(엡2:14-16) 우리 속에 예수님의 마음이 들어올 때라야 우리는 서로에 대한 의구심을 버리고 하나가 되는 기쁨을 맛볼 수 있습니다. 곤경에 처한 사람 곁에 머물고, 그들을 위해 상을 차리는 마음, 바로 우리가 되찾아야 할 보물입니다. 축복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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