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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록의 푸르름이 가득한 산골에서 지저귀는 새들의 소리와 함께 문안드립니다.

오디나무에 다닥다닥 열매가 달리니 벌써부터 군침을 삼키는 정숙씨가 신났습니다.

산딸기 숲을 날마다 드나들며 익었나 안익었나를 살피느라 바쁘고...

옥수수 밭에 옥수수 키를 재며 먹을 날만 기다리고 있지요.

등나무 밑으로 평상을 내놓으니 “여기서 밥 먹어도 되요?” 합니다.

작년 여름이 생각난 식구들의 설레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지적장애가 있으시고 80세이신 수연 할머님이 조금씩 이상행동을 보이십니다.

밤 내 돌아다녀요. 이것저것 다 만져요. 변기 물을 마셔요. 산에 올라가요.

아무리 일러대도 무심한 할머님은 휘적휘적 하고 싶은 대로 살고 있습니다.

그래도 예전보다 기운이 없고, 잔소리도 줄고...마음이 짠합니다.

늙어간다는 것은 조금씩 슬픔과 친해지는 것인가 봅니다.


지적장애가 있는 지현씨는 별명이 나무늘보입니다. 

아무리 미리미리 얘기해도 화장실 문 앞에서 오줌을 싸는 때도 많지요. 

모든 일이 하세월인데 좋아하는 찬양을 할 때는 신이 납니다.

몸으로 박자를 맞추며 웬만한 찬양과 동요 가사는 다 외워 부릅니다. 평상에서 커피 먹자고 “모이세요...” 

하니 느적느적 걸어오는데 한참 걸리지요. 우리 모두 웃고 말았습니다.

미용이와 소희, 제영이는 장애인 학교인 동원학교에 다닙니다.

등하교를 데려다 주고 데려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잘 다니고 있습니다.


전공과인 소희는 학교 카페에서 하루에 4시간씩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서로 돌아가면서 기회를 주기에 3달만 일 할 수 있지요.

힘들지만 재미있다며 열심히 하더니 한 달 치 월급을 받았습니다.

우리 식구들에게 햄버거 쏘고 싶다며 언제가 좋은지 안달이 났습니다.

늘 받기만 하는 소희도 이렇게 힘들게 번 것으로 한 번쯤 사주는 것도 공부겠다 싶어 허락을 했습니다. 

소희가 쏜 햄버거를 먹으며 우리 식구들 엄지 척을 하며 감사를 표하고...

소희는 흐뭇해하며 서로가 가족임을 느꼈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으로 26년을 살았습니다. 

높은 산도, 깊은 강도 만났지만 하나님이 보내주신 사람들의 사랑으로 살았습니다. 

18명의 학생들을 키웠고, 23분을 천국에 보내드렸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뒤 돌아 볼수록 감사뿐이며 주님의 은총이지요.

언제나처럼 그냥 기도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2018년 5월 26일 나눔의 동산에서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