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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크라멘토에서 목회할 때 산타크루즈에 있는 북가주 금식기도원을 자주 왔었습니다. 샌프란을 지나서 1번 국도를 따라 남쪽으로 내려오면 조그만 등대, 이제는 사용되지 않는 낡은 모습으로 서있는 등대가 하나 있습니다. 거기 “Light up the Future"라는 글귀가 적힌 간판이 있는데, 그게 보고 싶어서 그 등대를 찾곤 했습니다. 지금은 사용되지 않는 등대이지만, 그래도 간판에 ”미래를 비추어라“ 말이 제법 마음 와 닿습니다. 목회 하다가 힘들면 기도원 가는 길에 들르는데, 이 구절이 항상 위로가 되곤 했습니다.


한번은 등대 옆에 조그마한 전시관이 오픈되어 있었습니다. 안에 들어가 전시관을 둘러보는데, 한 가지 신기한 걸 발견했습니다. 등대가 바다를 향해서 빛만을 비추는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아십니까? 등대는 빛만 비추는 것이 아니라, 또 하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뭔지 아십니까? 그건 큰 소리를 낸다는 것입니다. 뱃고동 소리와 비슷한 소리를 바다를 향해 뿜어낸다는 겁니다. 등대 건물을 보면, 바다를 향해 삐쭉 튀어나온 대포 같은 것이 있는데, 처음엔 저기서 총을 쏘나? 작은 대포를 쏘나?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라 큰 소리를 내는 혼, 큰 나팔이라는 겁니다. 큰 소리를 내는 이건 언제 사용 하겠습니까? 바로 바다에 안개가 자욱해서 항해하는 배들이 등대의 빛을 볼 수 없을 거라 판단이 되면, 바로 엄청난 소리를 바다를 향해 쏟아내는 겁니다. 빠앙~~


거친 파도에 안개가 가득한 바다 위를 항해하는데 도저히 빛을 찾을 수 없는 상황 가운데 놓여진 배 한 척이 생각나면서, 왠지 저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빛을 발견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 탈진한 상황, 어디를 향해 가야 되는지 혼란스러운 모습의 저 자신과 같이 느껴졌지요. 그 순간 위로가 되었던 것은 빛을 볼 수 없으면, 소리는 들을 수 있을거라는 생각입니다. 작아도 들리는 그 소리를 듣고 가면 나아가야 할 길을 찾을 있을거라는 생각에 위로가 되었습니다. “그래, 보지 못해도, 보이지 않아도 좋다. 주님의 음성을 들을 수만 있다면 ...”


내 양은 내 음성을 들으며 나는 그들을 알며 그들은 나를 따르느니라.” (요10:27) 아멘.